봄의 절정 5월을 맞아 '5월'이 제목에 들어간 시 5편을 골라보았습니다.
* 5월 - 오세영 / 5월의 어느날 - 목필균 / 5월의 아침 - 나태주 / 5월의 풍경 - 임재화 / 5월을 맞으며 - 서정윤
봄시 5월 제목 시 모음
5월 - 오세영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부신 초록으로 두 눈 머는데
진한 향기로 숨막히는데
마약처럼 황홀하게 타오르는
육신을 붙들고
나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아아, 살아있는 것도 죄스러운
푸르디푸른 이 봄날,
그리움에 지친 장미는
끝내 가시를 품었습니다
먼 하늘가에 서서 당신은
자꾸만 손짓을 하고
5월의 어느날 - 목필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 꽃처럼
하얗게 내려앉았는데
오월 익어가는 어디쯤
너와 함께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겟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 자
햇살처럼 눈부신 달입니다
5월의 아침 - 나태주
가지마다 돋아난
나뭇잎을 바라보고 있으려면
눈썹이 파랗게 물들 것만 같네요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려면
금세 나의 가슴도
바다같이 호수같이
열릴 것만 같네요
돌덤불 사이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듣고 있으려면
내 마음도 병아리떼같이
종알종알 노래할 것 같네요
봄비 맞고 새로 나온 나뭇잎을 만져보면
손끝에라도 금시
예쁜 나뭇잎이 하나
새파랗게 돋아날 것만 같네요
5월의 풍경 - 임재화
푸른 잎사귀 사이에 꼭꼭 숨어서
싱그런 오월의 바람과 햇살을 맞으며
빨간 장미꽃 한 송이 수줍어하고 있네요.
신록이 짙푸른 숲 속에서
새들은 저마다 노래 부르고
밝은 태양은 너무나 눈이 부십니다.
저만치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 결에
꽃향기 은은하게 풍겨오는데
새 한 마리 포로 날갯짓하며 날아갑니다
5월을 맞으며 - 서정윤
소리가
키 작은 소리가 밀리어 가다가
어둠이 불어오는
보릿단 위에 엉기어 있다
비가 내린다
습기찬
내 생활의 구석 자리에
눈물의 홀씨들이 모여
저들끼리의 사랑과
고통의 거미줄을 짜고
무엇으로든 비가 내린다
어느새 우리는
우리들이 있던 곳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왔다
그 먼 길을
소리로서 되돌아가는
푸른색의 정물 화단에
목의 힘으로 하늘을 들어야 하는
키 작은 보리들의 낙서
내 손에 들려 있는
무거운 하늘이 흔들리고
바람은 또 이렇게 불어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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