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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날

12월 좋은 시 모음 12월 / 12월은 / 12월의 기도 / 12월 저녁 편지

by 쉼4S 2022. 11. 30.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을 맞아 12월의 좋은 시들을 모아봤습니다. 

12월 (나태주), 12월은 (이해인), 12월의 기도 (목필균), 12월 저녁 편지 (안도현)

 

눈내린-벤치
12월의 좋은 시 모음

 

12월 좋은 시 모음 12월 / 12월은 / 12월의 기도 / 12월 저녁 편지

 

12월 - 나태주

 

하루 같은 1년

1년 같은 하루, 하루

그처럼 사라진 나

그리고 당신

 

 

12월은 - 이해인

 

12월은

우리 모두

사랑을 시작하는 계절입니다

 

잠시 잊고 있던

서로의 존재를 

새롭게 확인하며

고마운 일 챙겨보고

잘못한 일 용서 청하는

가족 이웃 친지들

 

12월은 우리 모두

은총의 시간에 물든

겸손하고 

따뜻하고

소박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며

세상 사람 누구에게나

벗으로 가족으로 다가가는

사랑의 계절입니다

 

 

 

 

 

12월의 기도 - 목필균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가 풀어놓습니다

 

제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겨울 바람 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 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 같이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 겁니다

 

 

 

 

12월 저녁 편지 - 안도현

 

12월 저녁에는

마른 콩대궁를 만지자

 

콩알이 머물다 떠난 자리 잊지 않으려고

콩깍지는 콩알의 크기만한 방을 서넛 청소해두었구나

 

여기다 무엇을 더 채우겠느냐

 

12월 저녁에는 

콩깍지만 남아 바삭바삭 소리가 나는

늙은 어머니의 손목뼈 같은 콩대궁을 만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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