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시인의 감성이 가득한 좋은 시들 중에서 겨울 느낌을 잘 살린 겨울에 관한 시들입니다.
도종환 좋은 겨울 시 초겨울 / 겨울나기 / 겨울나무
작가
도종환
시인, 정치인. 1954년 9월 27일 충북 청주 출생. 충북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충남대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충북 부강중학교 근무 시절 첫 시집 <고두미 마을에서>를 발표했다. 아내에게 바친 시집 <접시꽃 당신>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당신은 누구십니까>,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나무야 안녕> 등의 많은 시집을 발표하였습니다.
겨울 관련 시 모음
초겨울
올해도 갈참나무잎 산비알에
우수수 떨어지고
올해도 꽃 진 들에 억새풀
가을 겨울 흔들리고
올해도 살얼음 어는 강가
새들은 가고 없는데
구름 사이에 별이 뜨듯
나는 쓸쓸히 살아 있구나
겨울나기
아침에 내린 비가 이파리 위에서
신음 소리를 내며 어는 저녁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고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하늘과 땅에서 얻은 것들 다 되돌려주고
고갯마루에서 건넛산을 바라보는 스님의
뒷모습처럼 서서 빈 가지로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이제는 꽃 한 송이 남지 않고
수레바퀴 지나간 자국 아래
부스러진 잎사귀와 끌려간 줄기의 흔적만 희미한데
그래도 뿌리 하나로 겨울을 나는 꽃들이 있다
비바람 뿌리고 눈서리 너무 길어
떨어진 잎 이 세상 거리에 황망히 흩어진 뒤
뿌리까지 얼고 만 밤
씨앗 하나 살아서 겨울을 나는 것들이 있다
이 겨울 우리 몇몇만
언 손을 마주 잡고 떨고 있는 듯해도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견디고 있다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이기고 있다
- 시집 <흔들리며 피는 꽃> -
겨울나무
잎새 다 떨구고 앙상해진 저 나무를 보고
누가 헛살았다 말하는가
열매 다 빼앗기고 냉랭한 바람 앞에 서 있는
나무를 보고 누가 잘못 살았다 하는가
저 헐벗은 나무들이 산을 지키고
숲을 이루어내지 않았는가
하찮은 언덕도 산맥의 큰 줄기도
그들의 젊은 날 다 바쳐 지켜오지 않았는가
빈 가지에 새 없는 둥지 하나 매달고 있어도
끝났다 끝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실패했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이웃 산들이 하나씩 저물어지는 걸 보면서도
지킬 자리가 더 많다고 믿으며
물러서지 않고 버텨온 청춘
아프고 눈물겹게 지켜낸 한 시대를 빼놓고
- 시집 <부드러운 직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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