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민족 대명절인 추석(한가위)과 관련된 시들을 모아봤습니다.
추석 한가위 관련 시 모음
< 한가위의 오늘 밤 - 박목월 >
달을 보며 생각한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한가위의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들
한라산 기슭에도
태백산 골짜기 두메 산골에도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 어린이들
몇 명이나 될까
헤아릴 순 없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 어린이들
성도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달빛에 빛나는 하얀 이마
달빛에 빛나는 까만 눈동자
모르는 그 누구도
달을 보면서
오늘 밤 달을 보는
나를 생각할까
모르는 그 누구도
달을 보면서
오늘 밤 달을 보는 내게로
따뜻한 마음의 손을 내밀까
그야 모르지
그야 모르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모든 어린이들이
어쩐지 정답게 느껴진다
언제 만날지
어떻게 사귀게 될지
그야 모르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나는 따뜻한 마음의 손을
서로 잡고 있는 것 같다
< 불혹의 추석 - 천상병 >
침묵은 번갯불 같다며
아는 사람은 떠들지 않고
떠드는 자는 무식이라고
노자께서 말했다
그런 말씀의 뜻도 모르고
나는 너무 덤볐고
시끄러웠다
혼자의 추석이
오늘만이 아니건마는
더 쓸쓸한 사유는
고칠 수 없는 병 때문이다
막걸리 한 잔
빈촌 막바지 대폿집
찌그러진 상 위에 놓고
어버이의 제사를 지낸다
다 지내고 복을 하고
나이 사십에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찾아간다
< 추석 날 아침에 - 황금찬 >
고향의 인정이
밤나무의 추억처럼
익어갑니다
어머님은 송편을 빚고
가을을 그릇에 담아
이웃과 동네에
꽃잎으로 돌리셨지
대추보다 붉은
감나무잎이
어머니의
추억처럼
허공에
지고 있다
< 한가위 - 김용화 >
저 달 한 번 안아 봤으면
좋겠네
저 달 한번
안아 보고
떡두꺼비 같은 아들 하나 봤으면
좋겠네
껄, 껄, 껄-
좋겠네 좋겠네
< 추석달 - 정희성 >
어제는 시래기국에서
달을 건져내며 울었다
밤새 수저로 떠낸 달이
떠내도 떠내도 남아 있다
관한전도 옥토끼도 보이지 않는
수저에 뜬 맹물달
어쩌면 내 생애 같은
국물을 한 숟갈 떠 들고
나는 낯선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보아도 보아도
숟갈을 든 채 잠든
자식의 얼굴에 달은 보이지 않고
빈 사발에 한 그릇
달이 지고 있다
< 송편 - 최병엽 >
보송보송한 쌀가루로
하얀 달을 빚는다
한가위 보름달을 빚는다
풍년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하늘신께 땅신께
고수레
고수레-하고
햇솔잎에 자르르 쪄낸
달을 먹는다
쫄깃쫄깃한
하얀
보름달을 먹는다
< 올 추석 - 임영준 >
풍성한 한가위라더니
망설이다
천신만고 다다른
동네 어귀
늘 반기던 친구들이
몇몇 보이지않네
쥐불놀이 달맞이
막걸리에 윷놀이
올 추석은 아예
접어야겠네
두집 건너 하나씩
빈집도 늘었다네
그래도 아직
저잘난 잡새들은
살만하다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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