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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날

겨울 시 모음 조병화 유안진 김용택 신달자 류시화 서정윤 안도현

by 쉼4S 2023. 12. 6.

조병화(겨울), 김용택(초겨울 편지), 류시화(눈 위에 쓰는 겨울시), 서정윤(겨울의 노래), 안도현(겨울 편지), 신달자(겨울연가) 시인들의 겨울시 모음입니다.

 

겨울 시 모음

 

< 겨울 - 조병화 >

 

침묵이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 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덮은 눈 속에서 

겨울은 기쁨과 슬픔을 가려 내어

인간이 남긴 기쁨과 슬픔으로 

봄을 준비한다

 

묵묵히

 

 

 

 

< 초겨울 편지 - 김용택 >

 

앞산에

고운  잎 다 졌답니다

빈산을 그리며 저 강에

흰눈 내리겠지요

눈 내리기 전에

한번 보고 싶습니다. 

 

 

< 눈위에 쓰는 겨울시- 류시화 >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 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 겨울의 노래 - 서정윤 >

 

겨울입니다

내 의식의 차가운 겨울

 

언제라도 따스한 바람은 비켜 지나가고

얼음은 자꾸만 두터운 옷을 껴입고

 

한번 지나간 별빛은 

다시 시작할 수 없습니다

 

눈물이 떨어지는 곳은

너무 깊은 계곡입니다

 

바람이 긴 머리를 날리며

손을 흔듭니다

 

다시는 시작할 수 없는 

남루한 의식의 겨울입니다

 

 

< 겨울 편지 - 안도현 >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 마른 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눈물겹습니다

 

머지 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

 

 

도종환 좋은 겨울 시 초겨울 / 겨울나기 / 겨울나무

 

도종환 좋은 겨울 시 초겨울 / 겨울나기 / 겨울나무

도종환 시인의 감성이 가득한 좋은 시들 중에서 겨울 느낌을 잘 살린 겨울에 관한 시들입니다. 도종환 좋은 겨울 시 초겨울 / 겨울나기 / 겨울나무 작가 도종환 시인, 정치인. 1954년 9월 27일 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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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을 기다리며 - 유안진 >

 

겨울이 오면

나는 

바람이 될 거야

 

더는 못 참는 침묵에서

더는 못 감출 이름을

마음껏 소리쳐 불러보는 목소리가

 

밤낮 주야 가리지 않고

천지사방 거침없이

목놓아 외쳐대는 북풍의 목청이

 

부르고 싶은 이름 하나에

미쳐버린 겨울바람

그 목소리 될 거야, 되고 말 거야

 

 

나무
겨울 시 모음

 

 

< 겨울연가 - 신달자 >

 

한번 더 용서하리라

겨울 이별은

땅끝까지 떨려

 

설악산엔 이미

안개처럼 눈 덮히고

서울엔 영하로 떨어져

 내 창의 울음 커지는 때

 

한번만 더 용서하리라

5시에 몰려오는 새벽 어둠은 차고

12월의 노을은 너무 적막해

몸속의 뼈는 

회초리로 모두 일어서서

심장을 내려치는

영웅적 고독을

나는 혼자서는 견딜수가 없어

 

그대여 

좀 더 따뜻한 날에

이별할지라도

지금은 혼자서는 견딜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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