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는 많은 시인들이 즐겨 쓰는 단골 소재입니다. 그러다 보니 한 시인이 장미에 대해 여러 편의 시를 쓰는 경우도 흔한데요, 안수동 시인님의 시 중에서 색깔별 장미 시들을 모아봤습니다.
안수동 시인의 장미와 관련된 시 모음
백장미
내가 숨기고 있는 것은
가시가 아니라
향기나는 손톱입니다
모두들 나를
착하고 순하게 보기에
그런 척 하고야 있지만
실상 나는
당신이 비쳐 주는 사랑의 조명에 따라
어떤 색깔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자신도 모르는 하얀 영사막 같아
무엇이 되어서라도
죽어도 당신만은 놓치지 않을
하얀 손톱 숨긴
스토커인지도 모르지요
노란장미
대통령은 아니지만
이 짓 그만하고 싶습니다
비즈니스 하면
세무서 직원과 신문기자와는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안된다 하기에
흴 수도 붉을 수도 없는
어중간한 색깔로 그냥 있는데
물러가라
물러가라
물러가라
시위가 요란합니다
우정의 탈을 쓴 사랑인지
사랑을 빙자한 우정인지
확실하게 보여 달라는군요, 글쎄
분홍장미
그대
입속으로 가만히 불러 보는
이름만으로 벌써 수줍고
언듯 스친 그림자에도
콧등 짜릿한 첫사랑
그 떨림
하얀 목선에 소름 돋는 달콤한
너무도 달콤한 첫 키스의 전율
온 밤 내내 그리웠던 사랑 앞에서도
아마 고백 못하는 그리움의 색깔
어느 날 어느 곳에서
부르면 금방 뛰어갈 불 켠 촛불로
그대 향해 엷게 떨고 있는
나
붉은 장미
나의 그리움의 언어는
항시 목이 타고 절박합니다
이대로 잊히면
영원히 돌아갈 수도 없어
차라리
죽도록 나를 미워하세요
뚝뚝 붉은 피 흘린
이별은
못 잊어 다시 피는 붉은 장미 같아서
기다림의 울타리를
붉게 물들입니다
사랑은 가더라도
미움만 남아 있으면
시퍼런 칼날 세운 가시 위
붉은 꽃잎을 적신 새벽 이슬로 고여서
그리우면 찰랑이는
눈물로 떨어지겠습니다
붉디붉은 그리움 되어서...
흑장미
그대의 마음을 찌르지 못한다면
나의 심장을 찔러
그대 향한 검붉은 이 사랑을
증명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그대 때문에 충혈된 마음
그대에게서 피고 싶어
밤마다 속이 탄 야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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