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시인의 겨울과 관련된 시들 모음입니다.
* 박노해 *
시인이자 노동운동가, 사진작가인 박노해는 1957년 전라남도 함평 출생으로 1983년 시와 경제에 '시다의 꿈'으로 등단하였다. 1988년 제1회 노동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92년 시인클럽 포에트리 인터내셔널 로테르담재단 인권상을 수상하였다.
<너의 하늘을 보아>,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노동의 새벽> 등의 시집을 출간하였다.
박노해 시인 겨울 시 모음
< 겨울 사랑 >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 그 겨울의 시 >
문풍지 우는 겨울 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 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찬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 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 흘리다가
눈 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 겨울 수선화 >
눈 내리는 날 그녀가 보내준
겨울꽃 한 송이
성에 낀 창가에
고개 숙인 수선화
수선화처럼 고개 숙여
눈 속의 나를 돌아보다
수선화처럼 고개 숙여
봄이 오는 눈길을 바라보네
< 겨울 속으로 >
눈 푸른 한 사람이
가을 산을 달리네
가슴에 봄불 안고
겨울 속으로 달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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